광고늬우스

제12호 · 10월 10일(토) · 발행인 SM C&C 윤석진

사설 · 금로동 과장

훈수 두던 두 남자, 화보 속 직장인이 되다

수다로 가까워진 두 사람이, 이번엔 사무실 화보의 주인공이 된다.
수다로 가까워진 두 사람이, 이번엔 사무실 화보의 주인공이 된다. · 만평 지필태 대리

신성통상 지오지아가 방송인 주우재와 크리에이터 침착맨을 다시 한 무대에 세웠다. 두 사람은 지난 4월 직장인 출근룩에 '훈수'를 두는 콘텐츠로 처음 손을 잡았고, 이번엔 사무실을 영화 장면처럼 꾸민 '시네마틱 오피스' 화보로 두 번째 호흡을 맞췄다. 업계 매체들은 이 조합을 '오피스 브로맨스'라 불렀다. 흥미로운 건 순서다. 보통 패션 브랜드는 멋진 화보로 이미지를 먼저 쌓고 친근한 콘텐츠로 내려온다. 지오지아는 거꾸로 갔다. 수다와 웃음으로 관계부터 만든 뒤, 그 두 사람을 정색한 화보 속에 넣었다. 둘의 말투와 케미를 이미 아는 시청자에게 정장 차림의 컷 한 장은 그 자체로 이야깃거리다. '저 둘이 이렇게 입었다'는 반응이 붙는 순간 화보는 콘텐츠의 다음 회차가 된다. 밋밋하기 쉬운 비즈니스 캐주얼에서 옷보다 사람을 먼저 기억하게 만드는 영리한 설계다. 다만 숙제도 분명하다. 웃음이 큰 조합일수록 옷은 배경으로 밀리기 쉽다. 다음 편에서 '그래서 그 재킷이 뭐였지'라는 질문에 답할 장치가 보인다면 이 브로맨스는 오래갈 것이다. 캐스팅이 얼굴이 아니라 관계를 사는 시대, 광고인은 모델 리스트보다 대화의 대본을 먼저 써야 할지 모른다.

미니 사설 · 지필태 대리

조회 다음의 한 잔을 설계하자

더벤티의 박지훈 캠페인 영상이 누적 조회수 1500만 회를 기록했다. 반가운 출발이다. 그러나 매장에 들어선 손님에게는 무엇을 주문할지 고를 단서가 따로 필요하다. 모델의 밝은 인상과 메뉴의 특징이 한 장면에서 연결되고, 그 연결이 주문대에서도 이어져야 한다. 팬에게 익숙한 얼굴을 보여 주는 일만으로 처음 온 손님의 선택까지 설명할 수는 없다. 광고를 본 뒤 어떤 메뉴가 궁금해졌는지 묻고, 영상과 매장의 안내를 맞춰 보자. 한 잔을 고르는 이유까지 건넬 때 화제가 브랜드의 경험이 된다.

출처 · 스포츠경향: 더벤티 박지훈 캠페인 영상 조회수 1500만 기록

미니 사설 · 제민아 대리

복잡해진 가전 AI, 직관적 옥외광고로 꿰뚫다

가전의 AI 기술이 복잡해질수록 광고는 역설적으로 더 직관적인 방식을 택합니다. LG전자 로봇청소기 '로니'는 광화문·명동 사이니지에서 건물 외벽의 기름때를 스팀으로 닦는 연출을 선보였죠. 송출 한 달 만에 검색량은 180% 늘고, 판매량은 기존 모델의 3배를 넘겼습니다. 광고판이 녹아내리는 듯한 미디아나 포스터가 빨려 들어가는 밀레의 옥외광고 사례도 마찬가지입니다. 전통 영상 매체 대신, 장소에 맞춘 입체 옥외광고가 짧은 시간에 기술력을 체감시키는 강력한 무기로 떠올랐습니다.

출처 · 서울신문

오늘의 광고 캠페인

빙그레

따옴 타임스퀘어 한글 광고

10.08 · OOH · 한글날 뉴욕 타임스퀘어 옥외광고

빙그레가 한글날을 맞아 음료 브랜드 '따옴'의 한글 광고를 뉴욕 타임스퀘어 전광판에 공개했다. 서울신문은 '따옴'을 '안녕'·'알근달근' 등과 함께 한글 이름으로 감성을 입힌 제품 사례로 꼽았다.

금로동 과장의 분석번역하지 않은 한글 이름을 그대로 세계적인 전광판에 걸었다는 점이 이 캠페인의 아이디어다. 읽지 못하는 이에게도 글자는 모양으로 남고, 한국인에겐 자부심이라는 공유 버튼이 된다. 현지 판매보다 국내에서 다시 회자될 장면을 노린 설계로 읽힌다. 남은 과제는 하루의 화제를 제품 경험으로 잇는 일이다. 매대와 패키지에서 그 장면을 다시 만나게 할 후속을 기대한다.
지필태 대리의 분석따옴은 타임스퀘어에서 한글을 브랜드 이름의 출처로 보여 준다. ‘자연에서 갓 따옴’에 ‘한글에서 갓 따옴’을 잇는 문구는 과일과 우리말을 함께 떠올리게 한다. 다만 읽지 못하는 관객에게도 냉장주스라는 범주가 보이는지 살펴야 한다. 해외 전광판에 섰다는 화제 다음에는, 짧은 시선 안에 이름과 제품이 함께 남는 구성이 필요하다.

빙그레 광고 분석·족보·반응 더 보기 · 관련 기사 ↗

함께 볼 캠페인

트렌드 노트

오픈런 광고늬우스 트렌드 금

#굿즈 오픈런 — 줄 서는 이유는 '거기서만'

글 금로동 과장

요즘 오픈런 줄은 백화점 정문만이 아니라 영화관과 행사장 앞에도 선다. 경향신문은 지난달 국내 개봉한 '극장판 치이카와'를 두고 귀여움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영화관 오픈런을 짚었다. 9월 광화문 '서울아트굿즈페스티벌'도 오픈런과 조기 품절 소식을 남겼고, 이달엔 지난 시즌 '1분컷'으로 팔리던 패딩이 다시 돌아왔다는 보도가 나왔다. 공통점은 물건 자체보다 '그 자리에서만 얻는 것'이다. 현장 한정 굿즈와 먼저 손에 쥔 인증샷이 기다린 시간을 보상한다. 줄 서기 자체가 콘텐츠가 된 셈이다.

광고인 포인트 한정 수량보다 '현장에서만 생기는 이야기'를 설계하자. 기다리는 동안 볼거리와 찍을 거리를 주면 대기열이 곧 광고판이 된다.

경향신문 · 뉴데일리 · 한국경제

익숙한 얼굴의 반복

#익숙한 얼굴의 반복 — 새 얼굴보다 다시 만나는 얼굴

글 지필태 대리

유이크가 라이즈와 네 번째 전속 모델 계약을 맺었다. 이 사례에서 읽히는 흐름은 새 얼굴로 주목을 바꾸기보다 익숙한 조합을 반복해 브랜드를 알아보게 하는 방식이다. 오래 함께했다는 사실이 곧 소비자의 신뢰를 뜻하지는 않는다. 같은 모델을 보더라도 이번 제품이 내 일상에서 무엇을 달리해 주는지 새롭게 알 수 있어야 한다. 포스터에서 떠올린 이름이 매장 선반과 사용 장면까지 이어지도록, 얼굴의 연속성과 제품 설명의 변화를 함께 설계할 필요가 있다. 반복의 가치는 계약 횟수보다 소비자가 덜 헤매고 브랜드를 알아보는 순간에 드러난다.

광고인 포인트 익숙한 모델은 유지하되, 제품을 이해할 단서는 새로 건네자.

아시아경제: 유이크, 라이즈와 네 번째 전속 모델 계약 · 보건뉴스: 유이크 브랜드 모델 라이즈와 4년 연속 재계약

오늘의 광고인

리 클로 Lee Clow · 1943– · 미국

아트디렉터 · TBWA\Chiat\Day 크리에이티브 리더

제품보다 '누구 편인가'를 먼저 말하게 한 사람

독자 여러분, 오늘은 광고가 브랜드의 태도가 될 수 있음을 가장 크게 보여 준 아트디렉터 리 클로를 소개합니다. 미국 서부의 광고회사 샤이엇/데이(지금의 TBWA\Chiat\Day)에서 오래 크리에이티브를 이끈 그는 애플과의 작업으로 이름을 남겼습니다. 1984년 매킨토시를 알린 광고 '1984', 회사가 흔들리던 1997년 제품 대신 세상을 바꾼 사람들의 얼굴을 내세운 'Think different', 두 사람의 대화만으로 컴퓨터를 비교한 'Get a Mac'(2006)이 대표작입니다. 기술 설명보다 '우리는 어떤 편에 서는가'를 먼저 말한 그의 광고는 브랜드 캠페인의 교과서가 됐습니다. 그는 2019년 은퇴를 알렸습니다. 스펙 경쟁이 치열한 지금, 무엇을 파는지보다 누구의 편인지를 묻던 그의 방식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다르게 광고늬우스 광고인 금
금로동 기자가 그린 리 클로

대표 작업 · 애플 '1984'(1984) · 애플 'Think different'(1997) · 애플 'Get a Mac'(2006)

금로동 과장의 한마디스펙을 말하기 전에, 브랜드가 누구 편인지부터 정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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