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늬우스

제4호 · 10월 2일(금) · 발행인 SM C&C 윤석진

사설 · 금로동 과장

사진 한 장이 마케팅을 멈췄다, 컨버스가 남긴 숙제

꽃을 그렸는데, 누군가는 가시를 본다.
꽃을 그렸는데, 누군가는 가시를 본다. · 만평 지필태 대리

광고 사진 한 장이 글로벌 브랜드의 마케팅 전체를 멈춰 세웠다. 나이키 산하 컨버스는 8월 27일 전 세계에 내놓은 '척 70 X'를 알리며 에스파 카리나를 앞세운 화보를 공개했다. 문제가 된 건 그중 한 컷이었다. 모델의 흰 치마 위로 번진 별 모양 조명이 KKK의 뾰족한 흰 두건을 떠올리게 하고, 허공에 매달린 운동화는 인종차별 폭력의 희생자를 연상시킨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컨버스는 BBC 보도 직후인 19일 인스타그램에서 사진을 내리고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됐다"며 잘못을 인정했다. 그래도 불길은 쉽게 꺼지지 않았다. 24일 최고경영자가 직원들 앞에서 사과하며 외부 기관을 통해 제작 절차를 점검하겠다고 밝혔고, 이튿날에는 광고와 SNS를 포함한 홍보 캠페인 전체를 멈췄다는 소식이 외신을 탔다. 이 사건을 '누가 이런 걸 통과시켰나'로만 읽으면 배울 게 없다. 촬영장에서 그 장면을 본 사람들은 아마 조명이 만든 몽환적인 질감과 공중에 뜬 운동화의 가벼움을 봤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지는 만든 사람의 의도가 아니라 보는 사람의 기억으로 읽힌다. 어떤 이에게 흰 뾰족한 형체와 매달린 물체의 조합은 패션 화보가 아니라 역사의 가장 어두운 장면이다. 케이팝 스타를 앞세운 캠페인은 처음부터 서울과 뉴욕과 런던을 동시에 겨냥한다. 관객이 세계라면 검수하는 눈도 세계여야 한다. 그렇다고 답이 더 긴 금지 목록은 아니다. 자기검열이 짙어지면 크리에이티브는 안전하지만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사진으로 쪼그라든다. 필요한 건 컨펌 회의 마지막에 '이 컷을 가장 나쁘게 읽는 사람은 무엇을 보는가'를 묻는 한 단계, 그리고 그 질문에 다른 배경을 가진 사람이 답하게 하는 구조다. 기획자는 일정표에 그 시간을 비워 두고, 아트디렉터와 포토그래퍼는 셀렉 단계에서 실루엣과 소품이 품은 상징을 한 번 더 의심해 볼 일이다. 사진 앞에 선 모델보다 사진을 고른 과정이 먼저 답해야 한다는 점도 잊지 말자. 한 컷의 대가는 컸다. 매출 감소가 이어지던 브랜드가 반등을 노리던 시점에 목소리 자체를 꺼야 했으니 말이다. 좋은 광고는 낯선 장면으로 시선을 붙잡지만, 그 낯섦이 누군가의 상처를 건드리는 순간 수개월의 노력이 한 장의 사진으로 요약된다. 이번 주 우리 팀 시안에도 아무도 묻지 않은 한 컷이 숨어 있을지 모른다.

미니 사설 · 지필태 대리

공익 캠페인, 마음보다 손이 움직여야 한다

공익 캠페인의 감동은 참여의 출발점이다. 그러나 기부하려던 사람이 복잡한 가입과 결제 앞에서 멈춘다면, 좋은 이야기도 행동으로 이어지지 못한다. 광고의 크리에이티브는 영상 마지막 장면에서 끝나서는 안 된다. 참여 버튼은 쉽게 찾고, 금액과 절차는 분명히 알 수 있어야 한다. 불필요한 입력과 이동은 줄이자. 제작자는 휴대폰으로 직접 기부를 마쳐 보고, 어디서 망설였는지 확인해야 한다. 성과는 실제 참여로 살펴야 한다. 마음을 움직였다면, 손이 닿을 마지막 한 걸음까지 놓아야 한다.

출처 · Behavioural Insights Team, Applying behavioural insights to charitable giving

미니 사설 · 제민아 대리

반전 스토리와 제품의 유쾌한 교집합

내셔널지오그래픽이 지난 23일 공개한 '코스토니' 캠페인의 기세가 매섭습니다. 고윤정, 허남준이 번번이 엇갈리다 맞이하는 유쾌한 반전 스토리는 돌고래유괴단의 장기를 잘 보여줍니다. 주목할 점은 이 엇갈림과 반전의 서사가 '양면 착용'과 '변온 소재'라는 코스토니 플리스의 특성을 완벽히 은유한다는 것입니다. 공개 일주일 만에 주요 SNS 합산 2500만 조회수를 돌파한 비결은 유머를 넘어 제품의 본질을 서사로 엮어낸 치밀한 기획력에 있습니다.

출처 · 머니투데이 · 싱글리스트

오늘의 광고 캠페인

롯데칠성음료

새로 '사잣밥' 편 (애니메이션)

10.01 · 디지털 · SNS · 10.01 공개·차승원·차우민 목소리

롯데칠성음료가 제로슈거 소주 '새로'의 신규 애니메이션 광고 '사잣밥' 편을 공개했다. 구미호 캐릭터로 쌓아 온 '새로구미' 세계관을 저승으로 넓혀 저승사자와 염라대왕을 등장시켰고, 배우 차승원·차우민이 목소리 연기에 참여했다.

금로동 과장의 분석소주 광고의 문법은 오래도록 '모델이 따라 주는 한 잔'이었다. 새로는 그 공식을 비켜 구미호 캐릭터 '새로구미'로 이야기를 쌓아 왔고, 이번엔 무대를 저승으로 옮겼다. 저승 설화 속 사잣밥이라는 낯익은 소재를 끌어와 저승사자와 염라대왕을 술자리 곁에 앉히니, 제품 설명 없이도 웃음과 호기심이 먼저 온다. 차승원·차우민의 목소리 캐스팅도 영리하다. 얼굴을 내세우는 대신 목소리로 무게를 실어 애니메이션의 상상력은 지키면서 귀에 남는 존재감을 얻었다. 누구나 아는 민속 코드를 고리로 삼아 세계관의 문턱도 낮췄다. 관건은 다음 걸음이다. 저승까지 넓힌 세계를 숏폼과 굿즈, 매장 경험으로 얼마나 이어 가느냐가 새로구미를 광고 캐릭터에서 브랜드 IP로 키울지를 가를 것이다.
지필태 대리의 분석이번 '사잣밥' 편에서 내가 주목한 것은 배경의 확장이 제품을 소개할 새로운 상황까지 만드는 방식이다. 새로구미가 쌓아 온 서사를 저승으로 넓히고 저승사자와 염라대왕을 등장시키면, 익숙한 캐릭터를 이어 보면서도 새로운 관계를 기대할 수 있다. 차승원·차우민의 목소리 참여도 얼굴을 보여주는 모델 광고와 다른 접점을 만든다. 다만 세계관의 확장 자체를 성과로 판단할 수는 없다. 다음에 보고 싶은 것은 시청자가 재미있는 이야기와 함께 '새로'라는 이름과 제품의 어떤 특징을 기억하는지다. 후속 콘텐츠에서는 기존 팬이 아는 설정과 처음 보는 사람이 이해할 단서를 함께 설계할 필요가 있다. 재미를 따라 들어온 관객이 브랜드까지 기억하도록, 서사와 제품 메시지가 만나는 장면을 살피고 싶다.

롯데칠성음료 광고 분석·족보·반응 더 보기 · 관련 기사 ↗

함께 볼 캠페인

트렌드 노트

산으로 광고늬우스 트렌드 금

#트레일러닝 — 러너들, 이제 산으로 간다

글 금로동 과장

도심 아스팔트를 달리던 러너들이 산길로 향하고 있다. 러닝 붐이 한 단계 진화해 흙길과 능선을 달리는 트레일러닝이 새 놀이로 떠올랐다. 나스미디어는 9월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로 '요즘 러너들은 산으로 간다'를 짚었고, 아웃도어 업계는 트레일러닝을 돌파구로 보고 전용 신발과 의류, 대회를 앞다퉈 내놓고 있다. 가을 들어 러닝·하이킹 대회도 붐빈다. 기록보다 풍경과 성취감을, 혼자보다 크루와 함께하는 경험을 찾는 흐름이 결국 산으로 이어진 셈이다.

광고인 포인트 아웃도어·스포츠음료·스마트워치 브랜드라면 '첫 트레일' 입문 장면을 그려 볼 때다. 기록 대신 풍경과 동료를 주인공으로 세운 영상이 이 흐름의 문법에 맞는다.

나스미디어 · 비즈워치 · 한국경제

발견의 동선

#발견의 동선 — 브랜드 하나 대신 동네 전체를 경험시키다

글 지필태 대리

9월부터 성수에서 운영 중인 카카오페이 '오래오래 함께가게'는 작은 브랜드의 제품과 이야기를 한 공간에서 만나게 한다. 10월에는 무신사가 서울숲 일대 16개 매장을 잇는 '다시, 서울숲' 시즌2를 시작했다. 쇼핑 맵과 구매 영수증 이벤트도 마련했다. 두 사례에서 읽히는 흐름은 브랜드를 발견할 경로까지 함께 기획한다는 점이다. 제품 하나를 보여주는 데서 나아가 다음 가게로 걸어가거나 낯선 브랜드를 찾아보게 만드는 동선이 콘텐츠의 일부가 되고 있다.

광고인 포인트 팝업의 장식과 인증 사진을 기획할 때, 방문자가 다음에 만날 제품과 가게도 함께 설계하자. 현장 안내·브랜드 이야기·구매 혜택이 하나의 발견 경로로 이어지는지 살필 필요가 있다.

헤이팝 · 뉴스핌 · 오래오래 함께가게 공식 사이트

오늘의 광고인

이제석 Lee Je-seok · 1982– · 대한민국

광고 디자이너 · 이제석광고연구소 대표

동네 간판쟁이에서 세계를 놀래킨 공익광고 장이로

독자 여러분, 오늘은 '광고천재'라는 별명으로 더 유명한 광고장이 이제석을 소개합니다. 동네 간판 가게에서 붓을 들던 청년은 미국으로 건너가 광고를 공부했고, 뉴욕에서 만든 작품들로 세계 광고계를 놀라게 하며 이름을 알렸습니다. 공장 굴뚝을 총구처럼 보이게 만든 환경 포스터처럼, 그의 작업은 한 장면만 봐도 메시지가 꽂히는 단순함이 무기입니다. 귀국 뒤에는 이제석광고연구소를 꾸려 경찰 캠페인과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홍보 등 공익광고와 사회 캠페인에 힘을 쏟았지요. 2010년 펴낸 『광고천재 이제석』은 '변방의 상상력'이라는 말과 함께 많은 청년 광고인을 자극했습니다. 큰 예산보다 날카로운 생각 하나가 사람들의 발길을 멈춰 세울 수 있다는 걸 몸으로 보여 준 사람입니다.

간판 광고늬우스 광고인 금
금로동 기자가 그린 이제석

대표 작업 · 굴뚝 총 환경 포스터(2000년대 후반) · 책 『광고천재 이제석』(2010) ·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홍보(2011)

금로동 과장의 한마디돈보다 생각이 먼저다. 한 장으로 설명이 끝나지 않는 시안이라면 아직 덜 깎은 것이다.

실시간 이슈

10월 2일(금)자 신문 전체 보기 →

오늘 신문 · 지난 호 · 광고 캠페인 · 마케팅 캘린더 · 트렌드 사전 · 광고인 열전 · 광고 용어 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