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늬우스

제18호 · 10월 16일(금) · 발행인 SM C&C 윤석진

사설 · 금로동 과장

촬영용 소품이라도, 사진은 광고로 읽힌다

촬영용 소품 왜?!이걸?!! 촬영용이라 해도사진은 남아요 광고늬우스 삽화 금
콘티엔 없던 해석, 댓글창엔 있다

뷰티 브랜드 투크가 지난 13일 고개를 숙였다. 홍보 사진 속 화장품 파우치가 여성 망사 속옷을 떠올리게 한다는 비판이 쏟아지면서다. 소비자 반응은 '숭하다', '이걸 어떻게 들고 다니나'로 요약됐다. 브랜드는 사과하며 그 파우치가 사은품이 아니라 촬영용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바로 이 해명이 이번 일의 핵심을 짚는다. 만드는 쪽에게 소품은 기획서의 한 줄이지만, 보는 쪽에게는 사진 속 모든 것이 브랜드의 문장이다. 소비자는 촬영 콘티를 읽지 않는다. 화면에 걸린 것만 본다. 피드 한 장이 캡처돼 퍼지는 속도는 늘 해명보다 빠르다. 그래서 요즘 촬영장에서 가장 값진 체크리스트는 '이 장면을 맥락 없이 처음 본 사람은 무엇을 떠올릴까'라는 질문이다. 위트와 도발은 뷰티 광고의 좋은 무기지만, 누구를 웃게 하고 누구를 불편하게 하는지 끝까지 따져 본 뒤에야 무기가 된다. 아트디렉터와 스타일리스트, 마케터가 촬영 전 한 번 더 모여 소품을 낯선 눈으로 보는 습관이 다음 논란을 막는 가장 싼 보험이다. 사과는 빨랐다. 이제 남은 숙제는 셔터가 눌리기 전에 질문하는 일이다.

오늘의 광고 캠페인

롯데칠성음료

칠성사이다 RICH × 하츠투하츠

10.15 · TV · 디지털 · 10.15 공개 · 하츠투하츠

롯데칠성음료가 걸그룹 하츠투하츠를 '칠성사이다 RICH'의 새 모델로 발탁하고 신규 광고를 공개했다. 광고에서는 멤버들이 외치자 복숭아가 몸통만 한 크기로 커지는 장면이 등장한다.

금로동 과장의 분석탄산음료 광고의 오랜 공식은 '시원함'이다. 칠성사이다 RICH는 그 자리에 '크기'를 놓았다. 하츠투하츠가 외치자 복숭아가 몸통만큼 부풀어 오르는 장면은 'RICH'라는 이름이 약속하는 진한 맛을 설명 없이 한 컷으로 번역한다. 신인 걸그룹의 경쾌한 에너지가 과장을 귀엽게 받쳐 준다. 오래된 사이다 브랜드가 젊은 얼굴로 맛의 세계를 어디까지 넓힐지 지켜볼 만하다.

롯데칠성음료 광고 분석·족보·반응 더 보기 · 관련 기사 ↗

함께 볼 캠페인

트렌드 노트

떡집 광고늬우스 트렌드 금

#떡픈런 — 쫀득함 하나에 줄이 선다

글 금로동 과장

요즘 오픈런 줄은 떡집 앞에도 선다. 한경매거진은 MZ세대의 '떡픈런'이 더 뜨거워졌다며 고디바까지 떡 열풍에 이름을 올렸다고 짚었다. 세계일보는 버터떡부터 과일·초콜릿 모찌까지, '쫀득함'에 빠진 MZ세대가 떡 열풍을 이끈다고 전했고, 국제뉴스도 지금 대한민국이 이색 떡 열풍이라고 썼다. 편의점에서 버터떡빵이 나온 지 반년, 할머니 간식이던 떡은 버터와 과일, 초콜릿을 만나 줄 서서 사는 디저트가 됐다. 익숙한 재료에 낯선 조합 하나를 얹은 '새 전통'이 사진 찍고 자랑하고 싶은 마음을 건드린다.

광고인 포인트 익숙한 것에 낯선 식감이나 조합 하나를 더하면 이야깃거리가 생긴다. 협업 제품이라면 한정 수량과 줄 서는 경험까지 함께 설계해 보자.

한경매거진 · 세계일보 · 국제뉴스

오늘의 광고인

솔 바스 Saul Bass · 1920–1996 · 미국

그래픽 디자이너 · 영화 타이틀 디자이너

영화의 첫 몇십 초를 광고처럼 설계한 디자이너

독자 여러분, 오늘은 영화가 시작되기 전 몇십 초를 작품으로 바꾼 사람을 소개합니다. 미국 그래픽 디자이너 솔 바스입니다. 1955년 오토 프레민저 감독의 '황금 팔을 가진 사나이' 타이틀에서 그는 종이를 오린 듯한 굵은 막대와 꺾인 팔 하나로 영화의 불안을 요약해 보였습니다. 이어 앨프리드 히치콕의 '현기증'(1958)과 '사이코'(1960) 타이틀로, 출연진 이름이 흘러가던 자리를 이야기의 첫 장면으로 바꿔 놓았지요. 그는 기업 로고에도 같은 원칙을 적용했습니다. 단순한 도형 하나로 브랜드 전체를 기억시키는 방식입니다. 숏폼 광고의 첫 2초, 앱 아이콘 하나를 붙들고 고민하는 우리에게 그의 질문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한눈에 알아보게 할 수 있는가, 그리고 그 한눈에 이야기가 담겼는가.

광고늬우스 광고인 금
금로동 기자가 그린 솔 바스

대표 작업 · 황금 팔을 가진 사나이 타이틀(1955) · 현기증 타이틀(1958) · 사이코 타이틀(1960)

금로동 과장의 한마디줄이고 줄인 도형 하나가 긴 설명보다 먼저 기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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