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늬우스

제22호 · 10월 20일(화) · 발행인 SM C&C 윤석진

사설 · 금로동 과장

김 나는 클로즈업 대신, 생일 잊은 남편이 나왔다

생일음식 말고표정 한 번 더!광고늬우스 삽화금
오늘의 주연은 라면이 아니라 남편의 표정

식품 광고의 문법이 바뀌고 있다. 한국경제 트렌드워치는 생일을 잊은 남편, 불닭에 빠진 상사 같은 인물이 요즘 식품 광고의 주인공으로 나선다고 짚었다. 오래도록 식품 광고의 주연은 음식 그 자체였다. 김이 오르는 국물, 길게 늘어나는 치즈, 바삭한 소리를 담은 클로즈업이 화면을 채웠다. 이제 카메라는 식탁보다 사람의 얼굴을 먼저 비춘다. 맛있어 보이는 장면은 어느 브랜드나 만들 수 있지만, 웃기거나 뜨끔한 상황은 브랜드마다 다르게 쓸 수 있다. 피드에서 엄지를 멈추게 하는 건 침샘보다 공감이고, '우리 팀장님 얘기네' 하며 친구를 태그하는 순간 광고는 콘텐츠가 된다. 다만 함정도 있다. 이야기가 재미있을수록 제품은 소품으로 밀려나기 쉽다. 누가 웃었는지는 기억나는데 무엇을 팔았는지 흐릿하다면 반쪽짜리 성공이다. 잘 만든 상황극에서는 제품이 갈등을 풀거나 키우는 열쇠가 된다. 남편이 무엇으로 수습하는지, 상사가 왜 하필 그 맛에 빠졌는지가 곧 제품의 이유여야 한다. 카피라이터에게는 대사 한 줄, 감독에게는 표정 한 컷의 싸움이다. 소비자가 먹는 건 음식이지만, 기억하는 건 그 음식을 둘러싼 우리 집과 우리 회사의 장면이다.

오늘의 광고 캠페인

배스킨라빈스

한국 진출 40주년 '추억의 맛' 캠페인

10.19 · 매장 · 디지털 · 10.19 공개 · 추억의 맛 재출시

배스킨라빈스가 한국 진출 40주년을 맞아 기념 캠페인을 시작했다. 대표 메뉴 '엄마는 외계인'은 초코볼을 20% 늘려 리뉴얼했고, 아이엠·샘 등 추억의 인기 제품도 재해석해 다시 선보인다.

금로동 과장의 분석40주년 기념의 가장 쉬운 길은 연표다. 배스킨라빈스는 대신 혀의 기억을 꺼냈다. 아이엠과 샘처럼 이름만 들어도 그 시절 매장이 떠오르는 맛을 다시 내놓고, 간판 메뉴 '엄마는 외계인'에는 초코볼 20%라는 손에 잡히는 숫자를 얹었다. 향수는 부모 세대를, 증량은 지금 세대를 부른다. 추억이 한정판에 그칠지 새 단골로 이어질지 지켜볼 일이다.

배스킨라빈스 광고 분석·족보·반응 더 보기 · 관련 기사 ↗

함께 볼 캠페인

트렌드 노트

비녀광고늬우스 트렌드금

#비녀 열풍 — 할머니 비녀, 2030 머리에 꽂히다

글 금로동 과장

요즘 2030의 머리 위에 '할머니 장신구'가 꽂혔다. 아시아경제는 SNS를 타고 비녀가 화려하게 변신해 다시 뜨고 있다고 전했고, 세계일보도 전통 장신구가 젊은 층을 사로잡으며 '힙한 변신'을 했다고 짚었다. 동대문시장에서는 디자인이 예쁘다며 비녀를 찾는 2030이 늘었다는 보도도 나왔다. 옥반지에 이어 이번엔 비녀라는 분석처럼, 할머니 보석함을 뒤지는 취향은 하나의 흐름이 됐다. 핀 하나로 머리를 틀어 올리는 간편함, 사진에 잘 담기는 단아한 실루엣, 남과 다른 '나만의 전통'이라는 이야깃거리가 함께 팔린다.

광고인 포인트 전통 소재는 박물관이 아니라 일상의 소품으로 다가갈 때 젊어진다. 옛것에 '오늘의 스타일링법'을 붙여 보여 주는 숏폼으로 접근해 보자.

아시아경제 · 세계일보 · 진일보

오늘의 광고인

필리스 로빈슨 Phyllis K. Robinson · 1921–2010 · 미국

카피라이터 · DDB 첫 카피 치프

'현대 광고의 어머니', 첫 여성 카피 치프

독자 여러분, 오늘은 '현대 광고의 어머니'라 불린 카피라이터를 소개합니다. 필리스 로빈슨은 1949년 DDB가 문을 열 때 합류해 회사의 첫 카피 책임자를 맡았습니다. 미국광고대행사협회(4A's)는 그를 업계 최초의 여성 카피 치프로 기록하지요. 빌 번벅과 함께 DDB의 목소리를 만든 그는 카피 부서를 이끌며 뒤를 잇는 여성 카피라이터들이 설 자리를 넓혔고, 'DDB를 만든 여성들'을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불리는 이름이 됐습니다. 크리에이티브 명예의 전당에도 올랐습니다. 그의 이름은 지금도 광고 속에서 소환됩니다. 스타빌로 보스는 역사 사진 속에서 가려졌던 여성들을 형광펜으로 칠하는 캠페인에 그를 담았고, DDB는 그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했으며 국제 여성의 날에는 그의 연설을 다시 무대에 올렸습니다. 문장 한 줄만큼이나 사람 한 명의 자리가 오래 남는다는 걸 보여 주는 인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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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로동 기자가 그린 필리스 로빈슨

대표 작업 · DDB 첫 카피 치프 취임(1949) · 스타빌로 보스 '하이라이트 더 리마커블'에 소환(2020) · DDB, 국제 여성의 날 연설 재현

금로동 과장의 한마디좋은 카피는 한 줄로 남고, 좋은 리더는 다음 사람의 자리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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